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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외과

제목 삼성동 화재 현장 용감한 시민 남기형 환자님의 퇴원을 축하 드립니다.
작성자 l  서울연세병원 작성일 l  2010-11-25 조회수 l  2030
첨부파일 l  없음

 

지난 22일 삼성동 화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몸을 던져 수많은 인명을 살려 내신 뒤

저희 서울연세병원에서 손가락 인대 봉합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셨던 남기형 환자님께서

오늘 무사히 퇴원하셨습니다.

 

 

자신의 목숨도 위태로운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불이 난 건물에 망설임 없이 뛰어들고,

소화기로 유리창을 깨서 불길과 연기 속에 갇힌 사람들을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본인도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으셨으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해 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씀하시는 남기형 환자님을 보면서,

 

저희 서울연세병원 식구들은 모두

'사람 살리는 일'이라는 저희의 소명이 지닌 묵직한 무게를 다시금 되새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기형 환자님.

 

퇴원 후에도 부디 몸조리 잘 하셔서

하루 빨리 완쾌되시기를, 

 

그래서

그 아름다운 인간애를 실천하셨던 손으로

일상의 현장 속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손을 따뜻하게 쥐어 주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으시기를,

 

저희 서울연세병원 식구들의 진심을 모아 기원합니다.

 

 

퇴원 축하드립니다.

 

                                                                      - 2010. 11. 25

                                                                        서울연세병원 임직원 일동

 

 

 

* 다음은 2010년 11월 23일자 에 실린 남기형 환자님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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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동 `검정색 와이셔츠맨` 남기형 씨 인터뷰

 "`그만 내려오라`는 동료들 외침 안 들렸어요"

           기사입력 2010.11.23 07:12:13 | 최종수정 2010.11.23 10: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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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은 연기에 목숨이 왔다갔다했는데, 저야 팔만 다쳤을 뿐 숨도 쉬고 멀쩡합니다."

서울 삼성동 141-4번지 임성빌딩 화재 현장에서 몸을 날려 인명을 구해낸 `검정색 와이셔츠맨` 남기형 씨(41.보광훼미리마트 전산실 포스개발팀장)는 겸손했다.

22일 오후 5시께 서울 삼성동 보광빌딩 4층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남 씨는 회사 뒷건물 3층에서 불이 나는 것을 발견하고 비상구 계단을 통해 뛰어내려갔다.

작은 유리창 틈새로 "살려주세요", "141-4번지 화재신고요" 등 절규가 터져나왔다. 5시 7분께 첫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고, 13분께 3층으로 올라서는 사다리가 설치됐다.

소방대원들이 3층을 향해 물을 뿌리는 데 집중하는 동안 사다리는 비어 있었다. 이때 174㎝의 키에 검정테 안경을 쓴 온화한 인상의 남 씨가 동료 직원이 들고온 휴대용 소화기를 집어들고 사다리를 올랐다. "그만 내려오시라", "소방대원들은 뭐하냐? 민간인이 다 하고 있다"는 동료 직원들과 시민들의 외침은 들리지 않았다.

창틈으로 공기를 마시려고 얼굴을 들이미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는 `유리창만 깨면 사람들이 살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한 중년 여성이 연기에 신음하고 있던 창문에 다다른 남 씨는 오른손에 든 소화기로 창문을 깼다. 이중창인 창문은 소화기를 두 번 내리친 후에야 깨졌다.

남 씨가 차례로 내려보낸 4명의 남녀를 소방대원이 받았다.

사다리에서 내려와 오른손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본 남 씨는 자신도 다쳤다는 것을 알게 됐고, 동료 직원들과 택시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창문을 깨기 위해 소화기를 무리하게 다루면서 오른손 중지 인대가 끊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병원에서 수술을 마친 뒤였다.

23일 0시 30분께 서울 행당동 서울연세병원 병실에서 만난 남 씨는 "마지막에 내려온 여자분은 긴장이 풀렸는지 기절했다"며 "올라갔을 때 사다리가 흔들리지 않아 다행"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처음에 뿜어져나온 검은 연기를 들이마셨을 때는 숨이 탁 막혔지만 차츰 나아지고 있다"며 "인대는 수술했으니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3인실 병실에는 부인 김모 씨(40)가 원망과 존경이 섞인 눈빛으로 남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 씨는 "부모님과 딸(14)에게는 걱정할까봐 얘기도 안 했다"며 가족 걱정을 털어놓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그는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마에 슬퍼하고, 4명밖에 구하지 못해 아쉬워한 시민이기도 했다.

사실 그는 6명을 구했다.

인대를 끊으면서 김 씨가 깬 창문으로 2명이 추가로 구출됐기 때문이다. 잔불을 끄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뿌려대는 소방수를 맞으며 흰색 와이셔츠에 검정색 아우터를 걸친 키 180cm가량의 한 30대 초반 남성이 사다리를 오른 것. 제2의 와이셔츠맨은 남 씨의 뒤를 이어 2명을 더 구해냈다.

남 씨의 한 후배 직원은 "함께 현장에 내려왔지만 무서워서 구조장면을 지켜볼 뿐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며 "평소 온화하고 조용한 남 팀장님이 이런 활약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전했다.

남 씨는 오늘 서울연세병원을 퇴원해 서울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임영신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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